신앙의 베이직 - 산헤드린 (Sanhedrin)

‘산헤드린’이란 ‘함께 둘러 앉는다.’는 뜻의 헬라어 ‘쉬네드리온’(συν?δριον)의 히브리어 음역입니다. 아마도 회의시에 임원들이 가운데 앉고(의장이 중앙에, 의장 오른쪽에 회의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부의장이, 왼쪽에는 회의 시 적절한 답변과 지혜를 내놓는 현인이나 중재인이 앉음) 나머지 회원은 반원을 그리며 앉아서 회무를 진행한 데서 유래한 표현인 듯합니다. 유대인들의 최고 의결(통치) 기관인 산헤드린 공회를 의미합니다. 


이 산헤드린은, 출애굽 당시 모세가 임명한 70인의 장로회(민 11:16-17,24-25)에 그 기원을 둡니다(혹자는 모세 사후에 70인 장로에 대한 언급이 더 이상 없다는 점에서 이 기원설을 부인하기도 함). 산헤드린은 바벨론 포로 시대 이후 에스라에 의해 재조직되었고, B.C. 3세기경에 장로 중심의 귀족 회의를 통해 본격적으로 출발되었다고 합니다. 


통상적으로 당대의 대제사장이 의장을 맡았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재판 때에는 대제사장 가야바가 의장직을 맡았고(요 11:41-53), 바울의 재판 때는 아나니아가 맡았습니다(행 23:2). 회원은 사두개인(제사장 계급을 독점), 서기관(율법에 능통한 현인으로, 바리새인이 대부분을 차지했기에 ‘바리새인’이라고도 함), 장로(예루살렘 주위의 평시민들로 된 특권 계급)등 백성의 대표들로 구성되었으며, 율법에 따라 70명을 정수로 하였습니다(의장 포함 71명, 이 숫자에 대제사장이 포함되는지 여부에 따라 회원이 70명 또는 72명이라는 학설도 있음). 회의의 필수 정족수는 23명이었습니다. 


산헤드린 회원은 1)율법과 언어와 일반 지식에 해박했으며, 2)한 가정의 가장이어야 했고(가정사와 관련된 문제를 취급할 때에 구체적인 상황을 이해하고 긍휼의 마음으로 그 사안을 대할 수 있었기 때문에), 3)도덕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흠이 없어야 했으며, 4)사회적으로 명망이 있어야 했습니다. 


산헤드린에서는 주로 율법을 해석하고(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소한 문제에까지), 종교재판을 주관하며, 성전의 치안을 유지하는 등의 문제들을 다루었습니다. 죄인에게는 벌금형과 체형을 선고하고 집행할 수 있었고, 심지어 생사여탈권까지 가지기도 했습니다. 산헤드린에서 결정되는 사항들은 팔레스타인 지역을 벗어나 유대인들이 살고 있는 이방 지역에까지 그 영향력을 미쳤습니다.


이 같은 전통은 로마 통치하에서도 그대로 존속했습니다. 즉, 정치 문제를 제외한 이스라엘의 입법과 사법 및 종교문제를 총괄하는 최고 정책 의결 기구로서 존재했으며, 통상적으로 만장일치에 의해 모든 안건을 결정했고 의견이 분분할 때에만 투표로 결정했습니다. 다만, 로마 집권 후 사형 권한은 로마 당국(총독)만이 가졌습니다(드물게 공회가 사형관련 재판을 진행할 때는 로마 총독의 인가를 받거나 재판 후 그 내용을 허락받았습니다). 


산헤드린은 하루 단위로 회의를 진행했는데, 안식일과 절기를 제외하고 매일 열렸습니다. 일출 시간(아침 번제 때)에 개정되어 일몰 시간(저녁 번제 때)에 폐정되었습니다. 안식일이나 야간에는 소집되지 않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재판 시 두 명 이상의 증인이 배석했고, 사형에 해당되는 죄는 다음날 다시 한 번 심의를 거친 뒤 판결하여 억울한 사형수가 생기지 않도록 조심하였습니다. 


사형이 확정된 죄수에게는 죄를 고백할 수 있는 회개의 기회도 제공되었습니다. 이런 산헤드린 공회의 규칙을 감안해 볼 때 예수 그리스도의 재판은 1)안식일 예비일(금요일)에 소집되었고 2)한밤중에 재판이 진행되었으며 3)재심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당시 공회법에도 어긋나는 불법중의 불법 재판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마 26:57-68).


산헤드린은 초대교회 사도들에게도 많은 시련을 제공했는데, 예수 그리스도를 전한다는 이유로 베드로와 요한이 산헤드린 앞에 세워졌고(행 4:1-21), 모든 사도들이 심문을 받았으며(행 5:17-42), 스데반 집사가 산헤드린에 체포되어 최후의 진술을 한 후 돌에 맞아 순교했고(행 6:12-7:60), 바울도 산헤드린 앞에 서서 심문을 받은 바 있습니다(행 22:30-23:15).


출처: 성경문화배경사전 (생명의말씀사)

편집위원 최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