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베이직 - 거룩한 기름 (consecrated oil)

성경에서는 몰약 기름(에 2:12)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 감람(올리브) 기름(식물성 기름)을 가리킵니다. 감람 기름은 포도주와 더불어 팔레스타인의 아주 중요한 농산물로서, 돌로 만든 기름 틀(압착기 맷돌)에 감람 열매를 으깨어 짜서 얻었습니다(레 24:2, 신 32:13, 욥 29:6, 겔 32:14).


기름은 일상사에서 주로 ➀ 식용(떡을 굽기 전에 곡식과 혼합하거나 반죽위에 뿌렸습니다, 출 29:2,23, 레 2:1,2,4-7, 왕상 17:12,14, 왕하 4:2), ➁ 의약품(포도주와 더불어 상처를 씻는 용도로, 사 1:6, 겔 16:9, 막 6:13, 눅 10:34, 약 5:14), ➂ 미용(화장품, 신 28:40, 룻 3:3, 전 9:8, 암 6:6, 미 6:15),   접대용(시 23:5, 아 6:6),   밤에 불을 밝히는 조명(출 25:6, 27:20, 왕하 4:10),   예물(레 6:15),   비누의 재료(렘 2:22) 등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름은 넘치는 기쁨(시 45:7)과 융성함(부유함, 신 32:13, 33:24), 사치와 향락(잠 21:17), 환대(시 23:5, 92:10) 등을 상징하였습니다. 다윗은 하나님께서 원수의 목전에서 큰 잔칫상을 베풀어 주시고 친히 자기 머리에 기름을 바르시며 극진히 환대해 주시는 모습을 그리며 하나님을 찬양하였습니다(시 23:5).


이와는 달리, 기름이 부족한 것은 하나님의 진노와 형벌을 상징하였습니다(욜 1:10). 또 기름의 매끄러운 성질은 음녀의 부드러운 유혹(잠 5:3)이나 패망으로 이끄는 아첨꾼의 간사한 말(시 55:21)에 비유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기름은 이스라엘 사람들의 일상사에서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소중한 산물 이었습니다. 또한 기름이 거룩한 용도(성직 위임식 등)로 사용될 때는 그 제조 과정에서부터 관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일반 기름과는 엄격하게 구분되었습니다. 거룩한 기름은 순수한 기름(품질이 아주 우수한 기름)에 향로를 섞어 만들어졌습니다. 이때는 몰약, 육계, 창포, 계피가 적절한 비율로 배합되었습니다(출 30:23-25). 이 기름은 ‘관유’ (출 29:7)라 불리며 거룩하게 구별되었기 때문에 다른 세속적 목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었고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못하게 법으로 규정하였습니다(출 30:32). 


이 거룩한 기름은 제사장(출 29:7), 왕(왕상 1:39), 선지자(왕상 19:16)의 임직 시에 사용되었습니다(레 4:3, 삼상 10:1, 왕상 1:39, 19:15-16). 이때는 임직 받는 사람의 머리에 기름을 부었는데, 이는 하나님께서 권위를 부여하여 주신다는 상징성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기름부음 받은 자를 가리켜 히브리어로 ‘메시야’ (מָשִׁיחַ), 헬라어로 ‘그리스도’ (Χριστοζ)라 하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왕, 제사장, 선지자의 3중직을 수행하신 메시야였습니다. 신약에서 베다니 나병환자 시몬의 집에서 한 여인이 예수님의 머리에 기름을 부은 사건은 유명합니다(마 26:6-13). 이 때 여자가 사용한 기름은 당시 일반 노동자의 1년 치 급여에 해당하는 비싼 기름이었고 이 기름을 담은 옥합(alabaster) 역시 당시 최고급 제품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인류의 죄를 위해 십자가 죽음을 죽으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적 죽음을 향유로 부어 기념한다는 상징성을 담고 있었습니다.

 

후에 사도 요한은 ‘기름’을 성령에, ‘기름부음’을 성령의 임재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요일 2:20,27). 한편, 중근동 여러 나라에서도 즉위식 때 머리에 기름을 붓는 관습이 있었는데, 힛타이트 민족이 대표적입니다. 이에 비해, 애굽에서는 왕의 즉위식 때 머리에 기름을 붓지 않았고, 바로가 신하를 임명할 때 신하의 머리에 기름을 부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아무튼 중근동에서 머리에 기름을 붓는 것은 법적으로 지위를 부여하고(신분을 보장하고), 법으로 보호해 주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었습니다. 또 바벨론과 앗수르, 애굽에서는 혼인 예식 때 신랑이 자기 집안의 일원이 되었다는 표시로 신부의 머리에 기름을 부어(발라)주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무더운 더위와 코로나로 인해 지친 여름이 지나가고 선선한 날씨와 수확의 계절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성령의 기름부음을 체험하고 삶의 예배가 회복되는 9월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출처: 성경문화배경사전 (생명의말씀사)

편집위원 최준호